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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늘

CHOI HANEYL

몸을 둘러싼 규범과 욕망, 조각의 오래된 관습을 가벼운 재료와 낯선 형태로 흔드는 동시대 조각가.

최하늘의 조각은 단단하고 완전한 몸을 세우기보다, 몸을 둘러싼 기준부터 흔듭니다. 가볍고 빠르게 다룰 수 있는 산업 재료와 디지털 기술을 끌어들여 조각은 무거워야 하고 오래 남아야 한다는 익숙한 생각을 비틉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몸은 남성과 여성, 정상과 비정상, 단단함과 부드러움처럼 둘로 나눈 경계 어디에도 얌전히 머물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잠결의 경련과 비틀거림처럼 의지가 몸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찰나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최하늘에게 몸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욕망과 규범이 상충하며 변화하는 조각품입니다.

작업을 이해하는 세 가지 단서

  1. 정상이라는 선 밖의 몸최하늘의 조각에서 몸은 하나의 올바른 모습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불룩하거나 움푹 파이고,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부분들이 한 몸 안에 이어집니다. 낯선 형태를 결함으로 판단하기 전에 누가 몸의 기준을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조각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 몸도 스스로의 자리를 지닌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2. 무거운 조각의 규칙을 가볍게 뒤집기스티로폼과 스펀지 같은 산업 재료, 3D 프린트와 디지털 데이터는 묵직한 덩어리로 오래 남아야 한다는 조각의 관습을 비켜갑니다. 겉보기에는 단단하고 오래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볍거나, 실물 없이 데이터로 존재하다 전시할 때마다 다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와 어떻게 서 있는지를 함께 보면 조각의 정체가 한 번 더 뒤집힙니다.
  3. 의지와 몸이 엇갈리는 순간잠들기 직전 갑자기 움찔하는 몸, 취해 비틀거리는 걸음, 자는 동안 이를 가는 행동에는 머리로 세운 질서가 느슨해지는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최하늘은 이 어긋남을 고쳐야 할 실패로만 보지 않습니다. 내가 다 안다고 믿었던 몸 안에서 낯선 욕망과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을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전시에서 읽기 시작

《이갈이》에서는 조각이 무엇을 닮았는지 서둘러 알아맞히기보다 먼저 자세를 살펴보세요. 똑바로 서 있는지, 어딘가에 기대고 있는지, 곧 쓰러질 듯 균형을 잡고 있는지 따라가며 몸과 의지가 어긋나는 감각을 느껴보세요. 다음에는 표면이 주는 무게감과 실제 재료의 가벼움을 비교하고, 한 형태 안에서 단단함과 연약함이 어떻게 함께 머무는지 살펴보세요. 마지막에는 불편하거나 우스워 보였던 몸 앞에 다시 서서, 처음 세웠던 기준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 돌아봅니다.

여운을 남겨둘 질문

내 몸이 내 뜻을 따르지 않는 순간, 그것은 실패일까요, 아니면 내가 미처 몰랐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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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확인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