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

IEUM CURATION

이음의 한 줄

판화의 굵은 몸짓에서 시작해 원판의 칼자국과 노트의 문장까지 따라가며, 한과 해학이 신명으로 바뀌는 순간을 만나보세요.

관람의 결

  • 도시의 시간을 따라
  • 혼자, 천천히
전시의 매체·공간·주제를 바탕으로 제안하는 관람 방식입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오윤》은 작가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작품과 기록을 함께 펼쳐 보이는 전시입니다. 작품 31점과 유족이 기증한 컬렉션 860건 가운데 판화 원판, 습작, 드로잉, 노트, 창작 도구 등 300여 점이 한자리에 놓입니다. 완성된 판화만 바라볼 때는 지나치기 쉬웠던 칼의 움직임과 생각의 흔적, 동료 문인들과 나눈 언어까지 따라가며 오윤의 창작 과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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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오윤의 노트와 메모에서 가져온 제목을 따라 여섯 장으로 이어집니다. 대학 시절의 모색에서 출발해 민중의 삶과 역사, ‘현실과 발언’ 활동, 한과 신명이 맞물리는 절정기의 작업으로 나아갑니다. 작품을 시대의 증언으로만 서둘러 정리하지 말고, 같은 인물이 습작과 원판, 찍힌 화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세요. 생각이 선이 되고, 선이 몸의 자세로 굳어지는 과정이 보입니다.

판화 원판 앞에서는 검게 찍힌 결과를 머릿속에서 잠시 지워보세요. 작가는 나무를 남겨 검은 면을 만들고, 칼로 파내 흰 빛을 꺼냈습니다. 깊고 거친 자국과 가볍게 스친 자국을 비교하면 인물의 무게와 움직임이 어디서 생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군상의 어깨와 손발, 서로 마주 보는 시선을 따라가면 한 사람의 고통이 여러 사람의 춤과 힘으로 번지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1986년 첫 개인전 《오윤 판화전》의 영상 기록과 노트, 작업 도구 앞에 머물러 보세요. 완성작 뒤에 감춰졌던 목소리와 생활의 시간이 돌아오면서, 오윤은 한 시대의 이름을 넘어 끊임없이 쓰고 새기고 사람을 만났던 한 작가로 가까워집니다.

ARTIST DB · 01

이 전시에서 만나는 작가

서로 다른 작업의 질문을 먼저 읽고, 전시장에서는 한 작가부터 천천히 시작해 보세요.